저는 호남직업전문학교에서 훈련교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훈련교사 경력은 길지 않지만, 현장에서 쌓아 온 경력을 바탕으로 2016년

직업훈련교사자격을 취득하고 본격적으로 직업훈련사업에 몸을 담게 되었습니다.

 

직업훈련에 관해 관심을 갖고 직업훈련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경기도에 있는 한 기능학교에서 1년 동안 용접 교육을 받았던

시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당당한 기술인으로 훈련생들 앞에 설 기회도 없었을 겁니다.

 

저는 용접 교육을 받고 용접산업기사, 특수용접기능사, 용접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 당당히 용접기술자로 취업을 했고 그렇게 현장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자격증을 바탕으로 지금은 훈련생들을 교육하는 어엿한 훈련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경험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직업훈련에 참여하는 분들의 눈높이에서 함께 고민하고 그 분들과 함께 희망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돌아보면 저는 참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호남직업전문학교는 약 4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14년 이상 고용노동부평가 A등급 기관에 선정되는

등 국가 산업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기에 그 첫 출발을 호남직업전문학교에서 내딛게 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영광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자부심을 안고 2017년 2월 입사한 저는 지산맞 훈련인 건축설비 다기능과정 담임교사로서 용접과정을 담당해 강의를 진행하고 훈련생들을

관리하며 벌써 1년을 보냈습니다. 지금도 지산맞훈련인 금속재료 용접과정의 용접 강의를 담당하며 매일 훈련생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비록 1년이지만 제 마음속에서 쉽게 떠나지 않는 훈련생들이 여럿 있습니다. 처음으로 맡았던 건축설비 다기능기술자과정 훈련생 중 지적장애를 가진

훈련생이 두 명 있었는데 그 훈련생들은 한 가지 상황을 10분 이상 집중하지 못하고 매우 산만해서 기능 습득이 사실상 불가능했었습니다.

그 훈련생들은 그런 이유로 오랜 세월 동안 남들의 눈총을 받으며 위축된 삶을 살 아왔기에 쉽게 누구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늘 외톨이처럼 학교생활을 했었습니다. 저는 두 훈련생을 보면서 기능을 교육하는 것보다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책임감이 생기면 학교생활에 의욕도 갖게 될 거라 믿고 학급 임원의 직책을 맡겼습니다. 남들은 말도 안되는 결정 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저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의 행동 하나하나마다 잘하는 이유와 그에 맞는 칭찬 을 해 주며 훈련생들과 반년의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저의 진심이

마음에 닿았을까요? 반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 두 훈련생은 저를 누구보다 잘 따르게 되었고 실습에 집중하는 시간도 조금씩 늘어나 무엇보다

다른 훈련생과 잘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만약에 내가 포기했더라면? 모른 척했더라면? 저 친구들의 인생에 희망은 없었을텐데...

그래 포기하지 않기를 잘했어!’ 이런 생각이 들어 저 자신 스스로 얼마나 뿌듯했었는지 모릅니다.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내듯 제가 가진 지식과 기술을 머리와 가슴에서 뽑아 훈련생 가슴과 머리에 다시 감아주며 그렇게 1년을 보내니 어느새

수료가 다가왔습니다. 수료가 다가오면서 업체 이곳저곳에 취업알선을 하고 이력서를 제출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는데 취업 알선은

훈련생을 가르치는 것 못지않게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제가 더 신경을 쓴다고 취업 안 될 사람이 되고 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취업추천서에 한 줄이라도 더 제 진심을 담으면 훈련생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저희 과정에는 60세가 넘은 수료생이 세 분이나 있었는데 그분들은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과 열정이 넘쳐서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을

몇 개씩 취득한 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취업의 벽은 높았고 업체에서는 나이에 대한 편견을 갖고 면접의 기회조차 잘 주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조금이나마 취업의 기회를 더 얻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분들이 1년 동안 열심히 실습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모아서 취업 담당자에 게 보내고 취업추천서도 함께 정성과 진심을 다해 첨부해서 보냈습니다.

 

역시 진심과 정성은 통했습니다. 환갑이 넘으신 분들도 전공을 살려 취업에 골인 할 수 있었고 말은 안 했지만 모두들

취업이 불가능할거로 생각했던 지적장애를 앓았던 두 명의 훈련생들도 취업에 성공한 겁니다.

 

그렇게 저는 처음으로 훈련교사로서 담임을 맡은 과정에서 취업실적 90.5%(고용보험 가입기준 취업률 85.7%)를 달성했고. 학교에서 정한

목표취업률 달성에 따른 취업 성과 인센티브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0개월의 훈련과정을 마치고 훈련생중 많은 자격증을 취득한 훈련생들을

포상하기 위한 다자격 취득자 선발이 있었는데 제가 맡은 반 훈련생들이 다자격증 취득자 1위, 2위, 4위를 모두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 최다 자격 취득으로 1등상을 받은 훈련생은 국가 자격 13개라는 믿기 힘든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1년 과정이지만 실제 교육은 10개월 인 것을 고려하면 한 달에 한 개 이상 의 자격증을 취득한 것입니다.

저는 그분의 피나는 노력과 호남직업전문학교의 아낌없는 지원이 함께 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모두가 기술자격증을 취득한 건 아닙니다. 국가기술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했지만, 특수용접 기술을 익혀서 용접기술자가 된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마지막 수료하던 날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던 훈련생도 있 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훈련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끼기도 했었습니다.

이만하면 훈련교사로서의 성공적 데뷔전을 잘 치른 게 아닐까요?

 

저는 인생이라는 어두운 동굴을 밝히는 등불이자 희망의 증서가 기술이 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고 그 무엇도 도전하지 않고 바라보며 생각만 한다면 아무 일도, 기 회도, 기적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도 늘 멈추지 않고

한 걸음 한 걸 음 일단 떼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수업이 종료된 후에도 틈틈이 자격증 시험을 준비했고 최근에는 용접기능장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배관기능장 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며, 산업설비분야의 기능장 5개 종목 취득과 기술사 1개 종목 취득 그리고 접합 공학 분야

박사 학위까지도 도전할 계 획입니다.

저의 더 큰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 딛는 발걸음이 훈련생들에게 더 욱 좋은 강의를 하기 위한 밑거름이라는 것을 알기에 훈련생들에게

꿈을 키워나가라고 했던 것처럼 저 역시 더 큰 꿈을 향해 달려갈 것입니다.

 

사실 저도 한때 마땅한 직업이 없어 직업교육 훈련을 받은 적이 있었고 그곳에서 국가기술 자격증을 취득해 기능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했었던 사람 입니다. 그래서 누구보다 훈련생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기에 앞으로도 늘 훈련생 입장에서 생각하고 훈련생들의 아픔을 이해하며

그들의 꿈을 응원하며 Dream을 드리는 훈련교사가 될 것입니다.